2020. 10. 29. 20:26ㆍ영화산책/벌써 끝? 킬링타임 영화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보면서 영화 킹스맨이 떠올랐다. 매너 메이크 맨(Manners Maketh Man)을 외친 해리(콜린 퍼스)의 호쾌한 액션의 장면이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영화팬들의 눈을 즐겁게 하기 충분하다.
사실 내용은 그렇게 특별하지 않다. 누군가는 구하러 다니고 누군가는 쫓고 그러면서 일어나는 서로의 충돌은 어느 액션영화 소재와 다르지 않다. 다만 자신의 딸을 구하려는 암살자 인남(황정민)의 뒤를 쫓는 또 다른 암살자 레이(이정재)와의 타격감은 실로 압도적이다. 왜 그럴까.
비법은 편집과 카메라 구도에 있다. 홍원찬 감독은 초당 프레임을 고무줄처럼 늘리면서 액션의 현실감을 높였다. 배우들끼리 천천히 주먹을 뻗고 그로인해 얼굴이 밀리는 모습을 담아낸 뒤 이를 편집 기술로 속도를 높인 것이다.
이러다 보니 그동안 국내 액션 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액션 장면들이 펼쳐진다. 카메라 구도 또한 인물 중심으로 펼쳐지면서 배우들의 심리를 보다 더 잘 나타나게 된다.
여기에 명배우들의 열연도 영화의 몰입을 돕는다. 도전적인 편집 기술로 자칫 배우들의 연기가 흔들릴 수 있었지만, 이미 신세계에서 '브라더' 열풍을 만든 배우 황정민과 이정재의 호흡은 낯설음을 뛰어 넘는다. 유이역을 맡은 박정민의 연기 또한 잘 어울러지면서 영화 속 인물 간의 관계가 전혀 어색하지 않게 다가온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파이널컷이 지난 28일 다시 스크린상에 올랐다고 한다. '6분 14초'의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한층 생동감을 높였다고. 파이널컷은 또 어떻게 다를지 기대된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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