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25. 21:42ㆍ영화산책/벌써 끝? 킬링타임 영화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A Quiet Place, 2018)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참신하다. 살고 싶으면 소리를 내지 말라니. 소리를 내면 누군가로부터 습격을 받는 이 극한의 설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숨소리까지 신경 쓰게 만들며 몰입에 몰입을 더한다.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속 애보트 가족은 바닥에 모래까지 부어가며 소리를 지우며 살아가는 생존자다. 이들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공격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수화로 의사소통을 이어간다. 생존을 위해 기꺼이 '침묵'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폭포 속에서 울려 퍼지는 아버지와 아들의 외침은 공포로부터 벗어난 일종의 '탈출구'를 연상케 한다. 이들의 몸부림은 흡사 억압되어 있던 수감자의 석방을 떠올리게 한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노부부의 죽음은 다시금 현실을 자각하게 만든다. 아내의 죽음을 확인한 한 노인의 울부짖음이 결코 가볍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다.
여기에 존 크래신스키 감독의 빠른 연출은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결말을 기대케 한다. 과연 이 가족의 끝이 어디일지 보는 내내 궁금증이 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청각'에 집중한 연출은 꼭 히치콕 감독의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다음 내용이 기다려지는 그런 작품 말이다.
물론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에서도 '옥의 티'가 존재한다. 새로운 자식을 얻는다는 설정과, 계단에서 튀어나온 못을 밟는다는 장면이 그것이다. 이는 잘 가다가 잠시 샛길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그런데도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호평받기 충분하다. 참신한 시나리오는 90분동안 충분한 몰입을 주는 것은 물론, 빠른 전개는 시간마저 빠르게 지나가게 한다. 여기에 '색'마저 잘 표현해 시각적인 효과 또한 불러 일으킨다.
보이지 않는 존재의 공포. 소리의 두려움. 쉿.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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