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22. 01:18ㆍ영화산책/어떤 의미지? 메시지 영화
가끔 영화 예고편에 이끌려 작품을 보는 경우가 있다. 어떤 이야기인지 궁금한 나머지 나도 모르게 자리에 앉는 것이다. 넷플릭스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Leave the World Behind)가 그랬다. 여유로운 휴가를 즐기는 한 가족 앞에 유조선 한 척이 다가오는 모습은 괴기스럽고 공포에 가까웠다. 그래서 눈길이 갔다. 대체 어떤 영화일까.
넷플릭스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의 내용은 이렇다. 평소 바삐 살던 한 가족. 아내이자 엄마인 아만다(줄리아 로버츠)는 큰 마음을 먹고 휴가계획을 세운다. 아만다는 모처럼의 가족 여행이기에 호화로운 주택을 임대하고 가족과 함께 떠난다.
그러다 한 밤 낯선 이들이 방문한다. 이들은 이 주택을 소유한 사람이라며 지금 알 수 없는 사건들로 인해 다시 돌아왔다고 말한다. 편집증적인 성향을 가진 아만다는 이들을 믿지 못하겠다며 걱정하지만, 남편인 클레이(에단 호크)는 일단 믿어보자는 눈치다. 이들 부부간의 갈등, 그리고 낯선이의 등장으로 편안해야할 휴가가 이내 불편한 동거(?)로 뒤바뀐다.
이어 눈 앞에 의문의 사건들이 펼쳐진다. 와이파이가 되지 않고, TV도 먹통인데다가 굉음이 울려퍼진다. 그러다 GH(마허셜라 알리)의 말대로 단순 사건을 넘어 거대한 사건들이 연이어 벌어지기에 이른다.
넷플릭스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를 보다 보면, 댄 트라첸버그 감독의 영화 클로버필드 10번지가 떠오른다. 교통사고를 당한 미셸(메리 엘리자베스 원스티드)이 지하 벙커 속 낯선 존재인 하워드(존 굿맨)를 의심하다가, 결국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설정 말이다.
이는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의 분위기와도 같다. 분명 밖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내부를 의심하게 하는 설정은 자연스레 결말을 궁금하게 한다.
영화를 연출한 샘 에스마일(Sam Esmai)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영화를 통해)천천히 악몽으로 변하는 꿈으로 느껴지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꿈의 휴가가 악몽으로 변해지기를 의도했다는 의미다.
영화는 대화 속에서 각종 메시지를 담고 있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허나 단 한가지 드라마 프랜즈에 푹 빠진 딸 로즈(파라 메켄지)에 주목할 필요는 있다.
로즈는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주체적으로 움직이는 인물이다. 다들 이 알 수 없는 사건에서 기다리자고 하지만, 로즈의 생각은 다르다. 로즈는 '웨스트 윙'의 한 에피소드를 꺼내며 강가에 사는 한 남자의 일화를 꺼낸다. 그러면서 더는 기다리지 않겠다며 다음날 사라진다. 영화 속에서 유일하게 선택을 하고 움직인 것이다.
계속해서 긴장감과 물음표를 준 영화는 막판 와르르 무너진다. 초반 각종 의문의 사건들을 중심으로 잔뜩 힘을 줬다면, 후반부로 가서는 힘을 완전히 뺐다는 말이다. 이러다 보니 각종 사슴떼, 홍학 등의 미스터리한 사건들의 개연성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는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느낌을 주기에 이른다.
루만 알람(Rumaan Alam)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차라리 시리즈로 만들어 호흡을 길게 가져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그대라면 어떤 해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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