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바리움 해석, '집'이라는 공포

2022. 11. 5. 14:33영화산책/어떤 의미지? 메시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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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바리움, 다음 스틸컷


영화 비바리움(Vivarium)을 봤을 때 한 가지 떠오른 것이 있었다. 바로 사육하는 공간인 '비바리움'이다. 관찰이나 연구를 목적으로 동·식물을 가두는 이 공간은 특정 생물이 살아갈 수 있도록 작은 생태계를 꾸미는 이른바 '사육장'이다. 최근 온라인에서도 인기를 끌며 유행붐이 일고 있기도 하다.

 

영화 비바리움, 다음 스틸컷


영화 비바리움에서 이 작은 사육장이 떠올랐다. 집을 찾고 있는 젬마(이머진 푸츠)와 톰(제시 아이젠버그)은 인근 공인중개소를 가게 되고, 그곳에서 수상한 공인중개사 마틴(조나단 아리스)을 만나게 된다. 마틴은 마침 좋은 집이 있다고 설명한 뒤, 이들을 주택단지 마을 '욘더'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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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더'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넓은 장소에 사람 하나 보이지 않고, 똑같은 모양의 주택들이 즐비하다. 심지어 구름 형태 마저도 똑같아 앞으로 발생하는 일들에 몰입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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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이 사라지면서 미스터리는 본격화된다. 젬마와 톰은 욘더에 불까지 지르며 나가려고 시도하지만, 이미 욘더 안에서 이들이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러다 아이를 기르면 풀어주겠다는 일방적인 제안을 받게 되고 이들은 결국 받아들인다. 그렇게 원치 않은 '동거'가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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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더=비바리움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욘더'라는 곳은 소위 잘 꾸며진 '비바리움'을 연상케 한다. 맛이 느껴지지 않는 음식을 먹어야만 하고, 정해져 있는 날씨에 살아가야만 하는 이들을 보며 젬마와 톰의 삶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짜여진 공간 속에서 수동적인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이들의 모습만이 화면에 채워진다는 말이다. 참고로 톰이 우연히 발견한 흙도 바로 비바리움에 흔히 쓰이는 점성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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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영화 비바리움을 연출한 로칸 파네건 감독의 생각은 무엇일까.

 

파네건 감독은 지난 2008년 아일랜드에서 발생한 부동산 사태에 영감을 받아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아일랜드는 당시 금융 위기로 인해 직격탄을 맞이 했고, 집을 짓지 못해 주택 부족까지 이어지며 경제 위기로까지 번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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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네건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일종의 소비자 자본주의와 그 모든 것을 나타내는 괴물을 만들려고 했다"며 "시장 자체와 비슷하다. 그들이 제공하는 비슷한 모든 것은 본질적으로 일종의 인공적이고 결핍된 인간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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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욘더'라는 곳이 자본주의가 만든 괴물이며, 마틴은 그 괴물 속에 파생된 존재라는 의미다. 젬마와 흉내내기 장난을 칠 때 아이가 목을 부풀게 만드는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영화 비바리움, 다음 스틸컷


참고로 '9'라는 숫자에 대해 파네건 감독은 이렇게 말한다.

"숫자 9는 모든 종류의 오컬트에 들어갑니다. 숫자 9를 그리는 것을 상상한다면, 원에 들어가면서도 다음에는 고리가 되죠."

영화 비바리움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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