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10. 12:13ㆍ영화산책/벌써 끝? 킬링타임 영화
이해준 감독의 영화 김씨표류기를 처음 접했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와 참신한데. 당시 한 남성이 한강 섬에 갇히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설정은 폭력이 난무했던 타 영화와 비교되며 신선한 소재로 다가왔다. 이번 박규태 감독의 영화 육사오도 같은 느낌이었다. 로또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눈길을 가게 했다.
물론 로또 한 장으로 남북 군인이 한 자리에 모이는 영화 육사오의 설정은 현실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허나 신선한 소재가 비현실적이라는 눈초리를 뛰어넘으며 영화는 유쾌함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곳곳에 들어간 풍자와 해학이 제대로 녹아들면서 영화는 웃음으로 승화한다. 그동안 자주 스크린에 올랐던 범죄, 로맨스 등과 같은 소재와 다른 결을 보여준 것이다.
전체적인 흐름도 나쁘지 않다. 풀어내는 방식도 남북 군인이 서로 바꿔 지내는 모습은 지극히 비현실적이지만, 코미디적인 요소를 제대로 덧붙이며 영화 육사오만의 전개방식을 선사한다.
다만, 영화는 결말로 갈 수록 신선한 소재의 힘이 뚝뚝 떨어지는 게 눈에 보인다. 제작진도 이를 느꼈을까. 영화를 질질끌지 않고 서둘러 마무리하는 모습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신파적인 요소없이 마무리했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영화 육사오를 보며 기뻤다. 남북 군인이라는 한국적인 소재에, 로또라는 설정을 더해 전 세계에 나올 수 없는 또 다른 작품이 나와서다. 영화 육사오는 자연스레 관객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나나 잔잔히 흥행 중이다. 최근 베트남에서도 한국 영화 작품 중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영화 육사오의 등장에 환영한다. 소재가 참신하더라도 스크린에 못 오르는 경우가 있어서다. 그 높은 벽을 뚫고 개봉한 육사오의 박수를. 참신한 소재에 환호를. 영화 육사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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