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배트맨 해석, 인간에서 영웅이 되기까지

2022. 3. 16. 21:28영화산책/벌써 끝? 킬링타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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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배트맨 다음 스틸컷

 

가면 속 분열된 자아. 맷 리브스 감독의 영화 더 배트맨(The Batman, 2022)은 인간 브루스 웨인(로버트 패틴슨)의 모습을 집중 조명했다. 영웅으로 익히 알려져 있지만 이 작품에서만큼은 좀처럼 분노를 조절 할 수 없는, 한편으론 약점이 보이는 인간 배트맨의 모습을 그려냈다.

 

영화 더 배트맨 다음 스틸컷


익히 알다시피 배트맨은 거대한 가문의 유산을 물려받은 브루스가 부패한 고담시를 바로 잡으려고 나서는 이야기다. 하지만 도심의 범죄는 광기를 넘어 끝없이 이어지고, 소위 말하는 기득권의 부패, 그로 인한 비기득권 측의 폭동으로 인해 도심 자체는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다.

 

영화 더 배트맨 다음 스틸컷


영화 더 배트맨에선 지난 2년간 고담시의 법을 어긴 이들에게 심판을 내리는 브루스 웨인의 모습을 담아낸다. 그러던 어느날 연쇄살인마 리들러(폴 다노)가 배트맨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린다. 부패한 기득권을 처리하면서 배트맨을 향해 암호 메시지를 남기면서다. 그러면서 자신이 바라보는 세계와 배트맨이 바라보는 세계가 같을 거라고 착각한다.

 

영화 더 배트맨 다음 스틸컷


이런 리들러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배트맨의 불안한 감정이 툭 튀어나온다. 잊혀졌던 브루스의 과거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인간 브루스의 내적 고민 또한 동시에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로버트 패틴슨의 흔들리는 눈빛을 보고 있으면 고뇌하는 배트맨의 내면이 확연히 드러난다. 어둡고 침울한 고담시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깊히 고민하는 한 인간의 모습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영화 더 배트맨 다음 스틸컷


이에 맷 리브스 감독은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알다시피 배트맨의 기원에 대한 많은 훌륭한 이야기가 있어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았다"며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배트맨이 되고도 스스로의 불완전함으로 인해 느끼는 고통과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브루스 웨인은 왜 배트맨이 되려는 걸까, (브루스 웨인과 같은) 힘 있는 자에게 익명성은 왜 필요할까와 같은 질문이 이어졌다"며 "이런 질문에 실용적이면서 개연성을 담은 답을 생각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영화 더 배트맨 다음 스틸컷


'Vengence' 의미가 아쉬운 이유


다만 영화 더 배트맨의 번역을 두고 뒷말이 많다. 영화 초반 배트맨이 당신은 누구냐는 질문에 'I'm vengence'라고 답한 문장을 있는 그대로 '나는 복수다'라고 번역해서다. 

 

영화 더 배트맨 다음 스틸컷


당시 폭행을 당할 뻔한 한 시민을 구하는 상황이었는데, 도움을 받은 시민조차 고맙다는 말 대신 자기를 해치지 말라는 답하며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이 때문에 굳이 '복수'라는 표현을 했어야 하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오히려 원수를 갚는다는 '복수'보다 남이 해를 끼친대로 그대로 되돌려준다는 '보복'이라는 표현이 더 낫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

 

영화 더 배트맨 다음 스틸컷


이럴 경우 사건 현장에서 배트맨을 옹호하는 제임스 고든(제프리 라이트)과 달리 그를 말리는 다수 경찰들의 모습 또한 설명이 된다. 살해는 저지르지 않지만, 곳곳에서 앙갚음을 하는 배트맨의 모습이 자연스레 경찰들에게도 부담스러웠을 거라는 의미다.

 

여기에 배트맨과 셀리나 카일(조 크라비츠)의 관계를 보여주기 위해 설정된 몇몇 장면 또한 전개 흐름을 끓는 장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영화 더 배트맨 다음 스틸컷


그래도 영화 더 배트맨은 명작으로 남기 충분하다. 무려 176분이라는 대서사시를 스크린에 올렸지만, 시간이 금세 지나갈 정도로 몰입력이 있다. 여기에 어둠 속에서 벌어지는 배트맨의 액션 장면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머릿 속에 남을 정도다. 새롭게 돌아온 영화 더 배트맨 시간 내서 보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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