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리드 해석, 극한의 생존 그리고 라이터

2024. 1. 15. 22:43영화산책/벌써 끝? 킬링타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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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리드 다음 스틸컷



눈 떠보니 관 속에 갇혀있다면. 처음 영화 베리드(Buried)를 접했을 때 깜짝 놀랐다. 폐쇄적인 공간 속에서 살아남겠다는 한 남자의 몸부림을 90여 분 동안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해서다. 

 

영화 베리드 다음 스틸컷


영화 베리드는 이라크에서 근무하는 트럭 운전사 폴 콘로이(라이언 레이놀즈)가 갑작스럽게 습격을 받은 이후의 상황을 담아냈다. 눈을 뜨니 땅 아래 관에 갇혀있다는 것을 안 폴. 그는 과연 이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영화 베리드 다음 스틸컷


 

라이터, 희망의 '빛'인가 고통의 '빛'인가

 


  
영화 베리드 속 폴이 가지고 있는 물품은 이렇다. 라이터, 칼, 그리고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휴대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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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영화적 요소를 극대화 시킨 것은 바로 라이터다. 휴대폰이 외부와의 소통 매개체로 표현했다면 일렁이는 라이터 불은 폴의 심적 고통을 적나라하게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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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폴은 폐쇄적인 공간을 두려워하는, 그래서 약을 먹는 인물이다. 이런 폴에게 어둠이란 극히 두려움의 존재이기에 그는 산소가 부족해지는 것을 알면서도 연신 라이터를 붙잡는다.

 

영화 베리드 다음 스틸컷



'안'과 '밖'의 극명한 차이.

 


  
폴은 살기 위해 몸부림을 치지만, 밖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결국 폴의 긴박한 응급요청은 절차를 이유로 배터리만 낭비하게 된다. 지인, 어머니 등에게도 연이어 전화하지만, 받지 않거나 너무나 평화스러운 모습으로 연출돼 폴의 상황과 극명히 갈린다. 

 

영화 베리드 다음 스틸컷


특히 1초가 아까운 순간, 회사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은 압권이었다. 무기력함. 그리고 좌절감. 영화 베리드를 연출한 로드리고 코르테스 감독은 이 감정을 놓치지 않았다.

 

영화 베리드 다음 스틸컷


로드리고 코르테스 감독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논리와 이성을 고려했다면 이 영화를 만드는 게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설정이 아닌 (관 속에 갇힌) 스토리, 시청자에게 주고 싶은 감정적인 영향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영화 베리드 다음 스틸컷


그는 이어 영화 오프닝 장면도 언급했다. 어둠 속에서 2분여간 폴의 숨소리만 담은 장면이다. 코르테스 감독은 "실험적이면서도 어둡고 성찰적인 영화로 보여지기 보다는,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히치콕식 영화로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베리드 다음 스틸컷


이를 표현하기 위해 라이언 레이놀드는 촬영 도중 호흡곤란으로 7번 실신했다고. 또 라이터를 들고 있는 과정에서 화상까지 입은채로 끝까지 촬영을 마쳐, 주변에 있는 제작진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고도 한다.

 

영화 베리드 다음 스틸컷


아쉬운 대목도 있다. 영화 중간 극적 요소를 위해서인지 아니면 장면을 길게 가려고 그래서인지 '뱀'의 등장은 절대적으로 안타까웠다. 물론 90분 내내 한 소재를 가지고 끌고 가기란 쉽지 않았을터. 그러나 이같은 매개체는 확실히 옥의 티로 남고야 만다.

 

영화 베리드 다음 스틸컷


​이를 제외하고 영화는 매우 안정적으로 흘러가고 결말까지 흥미롭게 진행된다. 관 속에서 벌어지는 과정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참신한 시나리오를 경험하고 싶다면 영화 베리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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