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놀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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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펜하이머 실화 해석, 세상에 나온 원자폭탄 그리고 매카시즘
영화 판에 이런 말이 있다. 실화를 영화로 제작하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감독으로서 결말이 정해진 이야기 안에 2시간 이상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게 여간 쉽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 삶 일부를 작품화한다고 접했을 때 기대보다 우려가 앞섰다. 원자폭탄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오펜하이머의 이야기를, 더욱이 CG효과를 입히지 않은 채 양자역학의 내용을 표현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에서다. 여기에 상영 시간이 3시간이라는 걸 들었을 때 문득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 진주만(Pearl Harbor)이 떠올랐다. 눈과 귀를 자극하는 전투가 3시간 가량 펼쳐지는데도, 지루했던 아찔한 경험이 떠올라서다. 오만과 편견이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Oppe..
2023.09.07 -
영화 테넷(TENET), 주목할 해석 셋
영화 테넷(TENET)이 난해하다는 후기를 접한 뒤에 나는 제목에 유독 매달리기 시작했다. 테넷. 사전적 의미는 이론 또는 사상, 교리다. 일전에 영화 인터스텔라로 영화 팬들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었기에 단단히 집중하고 그의 세계로 들어가기를 시도했다. 영화 테넷의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테스트를 거쳐 주인공(존 데이비드 워싱턴)이 테넷의 일원이 되고 시간을 역행하는 '인버전'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리고 이를 이용해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무기밀매상 사토르(케네스 브래너)의 계획을 저지하려는 게 큰 골자다. 이 과정에서 과거를 역행하는 인버전의 존재를 활용하다 보니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 메시지들이 곳곳에 있다. 첫째, 사토르 마방진 영화 테넷은 사토르 마방진의 세계를 기본 틀로..
2020.09.08 -
영화 덩케르크, 놀란 감독이 바라본 전쟁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전쟁 세계관은 무얼까. 영화 덩케르크를 보기 전부터 궁금했다. 있는 그대로의 연출을 강조하는 놀란 감독이 참혹한 전쟁의 서사를 과연 어떻게 풀어낼지를. 놀랐다. 영화 덩케르크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 진주만 등의 영화처럼 화려한 전투 장면을 조명하지 않았다. 오로지 참혹한 전쟁 속에서 살고자 하는 한 병사의 의지. 이 단 하나의 메시지로 관객을 106분 동안 끌고 간다. 무엇보다 편집의 힘이 강렬하다. 물에 빠져 당장 죽음 앞에 놓여 있는 병사와 연료가 떨어져 하늘에서 위태롭게 떠 있는 파일럿이 함께 오버랩되는 장면은 ‘생존’에 대한 위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가장 낮은 곳과 가장 높은 곳에서 적군과 싸워야 하는 상황은 관객을 극한의 상황까지 이끌게 한다. 영화 덩케르크는 애초 승자를..
2020.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