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스(US) 해석, 반전을 뛰어넘는 메시지

2020. 9. 14. 11:21영화산책/끝까지 보자, 반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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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영화 어스 다음 스틸컷

 

조던 필 감독의 깊이는 어디까지일까. 영화 어스(US)를 보면서 문득 들었던 생각이다. 영화 어스는 단순한 호러물에 그치지 않고 미국 내 사회 비판적인 내용을 담아내며 영화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 속 애들레이드 윌슨(루피타 뇽) 가족은 휴가를 즐기러 산타크루즈 해변을 찾는다. 이 장소는 애들레이가 어릴 적 트라우마를 겪었던 장소. 애들레이드는 원인 모를 불안감에 휩싸인다. 그날 밤 빨간 옷을 입은 낯선이들이 애들레이드 집 문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윽고 낯선 이들이 이들의 집 안으로 침입한다. 그런데 이들의 정체가 다름아닌 애들레이드 가족들과 똑같이 생겼다. 이들은 스스로 애들레이드 가족의 '그림자'라고 지칭한다.

 

사진 : 영화 어스 다음 스틸컷

낯선 이들의 존재는 '데칼코마니'

이들의 존재는 이렇게 만들어진다. 영화 속 미국 정부는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 복제인간을 만들어내지만, 복제인간은 자신의 의사와 달리 본래의 존재만을 따라한다. 사실상 실험이 실패한 셈. 이 때문에 복제인간은 지하실에 감금되고 한 평생 지상의 존재를 따라하게 된다. 

지하에 있는 상황 또한 녹록치 않다. 음식과 도구가 부족하지만, 본래의 존재를 따라해야만 하는 상황이었기에 이 과정에서 많은 폐해가 일어난다. 지상에서 재왕절개를 하는 상황이면 지하에서는 마취없이 수술을 받았으며 지상에서 가짜 라이터에 불을 붙이면 지하에서는 성냥에 불을 붙이는 꼴이다. 

 

사진 : 영화 어스 다음 스틸컷

 

영화 어스의 이 기괴한 설정은 무거운 메시지를 담고 있다. 바로 이 지하의 세계에서 살고 있는 그림자는 미국 내 또 다른 국민을 뜻한다. 애들레이드가 레드의 정체를 묻는 질문에 '미국인'이라는 답이 돌아오는 이유기도 하다. 

즉, 지상이 소위 빛을 받는 기득권 존재라면, 지하는 빈민층을 빗댄 비기득권 존재인데 기득권 존재가 무언가를 시도하면 비기득권 존재는 이를 따라하다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이다. 영화 겟 아웃이 흑인을 향한 인종차별을 꼬집었다면 영화 어스는 보다 넓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종차별과 미국 내 빈부격차를 꼬집었다. 

 

사진 : 영화 어스 다음 스틸컷

반전보다 반전을 암시하는 메시지 주목

영화 어스는 영화 곳곳에 영화 결말을 남겨놓았다. 애들레이드 가족들이 나눈 대화, 심지어 이들이 입은 셔츠에서도 결말을 향한 메시지를 남겨놓았다. 가령 딸인 조라(샤하디 라이트 조셉)가 영화 초반 '정부가 약물을 이용해 사람들을 통제하려 한다'고 말을 한다던지, 애들레이드가 스릴러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모습 등이다. 

 

사진 : 영화 어스 다음 스틸컷

'11'이라는 숫자는 심판

영화 어스에서는 '11'이라는 숫자를 자주 사용했는데 그 대표적인게  예레미야 11장 11절이다. 성경에 따르면 내가 재앙을 그들에게 내리리니 그들이 피할 수 없을 것이라 그들이 내게 부르짖을지라도 내가 듣지 아니할 것인즉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는 심판의 내용으로 영화 전반부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여기에 심판의 도구로 11과 유사한 '가위'를 쓰였으며 이들과 함께 갇힌 '토끼'의 철창 수도 11개이다. 이처럼 영화 곳곳에 암시하는 복선 메시지는 몰입을 돕는다. 

 

사진 : 영화 어스 다음 스틸컷

 

영화 어스는 확실히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다. 숨겨진 메시지와 곳곳에 담긴 복선을 보고 있으면 조던 필 감독이 얼마나 노력하는 감독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래서 앞으로의 작품이 더 기대되기도. 영화 어스 추천.

 

사진 : 영화 어스 다음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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