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 2. 23:47ㆍ영화산책/끝까지 보자, 반전 영화
영화 더 길티(Den skyldige, The Guilty, 2018)를 보면서 놀라웠다. 첫번째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무려 88분의 시간을 몰입하게 한 것과 두번째는 이러한 세계 안에서 이야기를 한 번 비튼 것, 그리고 세번째는 소리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운 것에 있다.
영화 더 길티의 내용은 한 통의 신고 전화로 시작된다. 자신이 납치됐다는 한 여성의 다급한 메시지다. 형사 아스게르(야곱 세데르그렌)는 즉각 위험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도움에 나선다.
카메라는 온전히 아스게르의 모습만을 담는다. 그의 표정, 몸짓, 목소리가 스크린 상에 고스란히 묻어나오면서 관객들은 자연스레 아스게르의 심리를 따라간다. 마치 또 하나의 아스게르가 된 것처럼 말이다.
이 과정에서 소리를 강조하는 연출은 영화의 몰입을 돕는다. 아스게르의 심리가 영화 후반부록 갈수록 격정적으로 튀어오르지만, 소리로 인한 긴박함은 이야기의 전개를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영화 더 길티는 1999년 미국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라고 한다. 당시 방송을 통해 구스타브 몰러 감독이 응급센터 교환원과 이야기를 나누는 여고생의 전화를 듣게 됐고 저마다 상상 속 다른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에 착안해 지금의 영화 더 길티를 있게 했다고.
실제로 구스타브 몰러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그 긴장감에 사로잡혔고, 나중에는 실제 제가 묘사되고 있는 이미지를 본 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고 영화 제작의 동기를 알렸다. 그의 독창적인 상상력 때문인지 영화가 공개되자,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리메이크를 하기 위해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영화는 자칫 영화 베리드나 영화 더테러라이브를 연상케 하는 것 처럼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구스타브 몰러는 앞서 언급된 영화보다 소리에 더 집중했다. 이 때문인지 영화팬들의 몰입을 보다 돕는다. 덴마크 영화를 이번 기회에 처음 접하게 됐는데 다른 영화들이 또 없는지 찾아봐야겠다. 영화 더 길티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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