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7. 23:38ㆍ영화산책/이런 작품이? OTT 시리즈·영화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Frog)를 보고 있으면 한 문구가 매회 나온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커다란 나무가 쓰러졌다/
쿵/
소리가 났겠는가/안 났겠는가/
모호한 표현이다. '아무도 없는 숲속'이라는 전제를 달아서다.
이 때문에 아무도 없는 숲속이기에 '쿵'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해석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당연히 커다란 나무가 쓰러졌기에 '쿵'소리가 난다고 말하는 이도 나온다.
과연 어떤 내용일까.
넷플릭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수상한 손님의 방문으로 무너져가는 보통 사람들의 삶을 조명한다.
원치 않은 사건에 휘말린 모텔 사장인 구상준(윤계상)과 펜션 사장인 전영하(김윤석)의 사건이 동시에 진행되고, 이 사건을 처리하는 윤보민(하윤경, 이정은)이 등장하면서 얘기가 진행된다.
여기에 전영하 앞에 등장한 유성아(고민시)는 도통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물로 나오면서 작품의 몰입을 더하게 한다.
메시지는 명확하다. 제 3의 피해자들의 이야기다. 돌에 맞은 '개구리'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무 목적 없이 누군가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의 삶은 한순간에 달라진다는 내용이다.
이는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의 되풀이 되는 문구의 숨은 의미기도 하다.
모완일 감독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살아갈 때 주변에 가까운 사람들이 있어도 혼자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며 "있어서는 안 되는 사건이 벌어졌을 때 그 소리를 듣게 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쿵'이라는 의미는 우리 안에 삶을 지탱하는 '마음'이 있는데, 그게 무너진다는 의미다. 쉽게 말해 '멘탈'이 나갔다는 말이다.
유성아는 왜 붉은 음식만? 곳곳 재미 요소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의 유성아는 토마토 파스타, 라자냐, 레드 와인 등 붉은 계열의 음식을 먹는다.
누가 봐도 '피'를 뜻하는 걸로 보이지만, 실제 연출 의도는 그게 아니었다고 한다.
모 감독은 유성아라는 인물이 개성적인 만큼, 어려운 요리가 아닌 쉬운 요리만 하는 인물로 비춰지고 싶었다고 한다.
요리하기 편한 파스타와 라자냐를 일부러 연출했다는 의미다. 자두를 먹는 모습은 유성아 역을 맡은 고민시가 직접 제안 한 거라고. 일부러 기괴하게 먹었다고 한다.
모 감독은 연출하면서 '문'이라는 소재를 즐겨 쓰기도 했다.
문 뒤에 일어나는 공포감을 자아냈고, 또 새로운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영화적인 연출로는 장면 전환의 기법도 썼다. 여기에 유성아가 그린 그림들 가운데 복선도 있다고 하니 자세히 보면 재미있을터.
배우들의 열연…고민시의 박수를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김윤석, 윤계상, 이정은은 말할 필요도 없고, 박지환의 감초 역할도 돋보인다.
무엇보다 고민시의 역할이 눈에 띈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유성아에 '푹' 빠지며 모든 에너지를 표출했다. 실제로 산전수전 다 겪은 이정은의 꿈에도 나왔다고 하니 얼마나 배역에 푹 빠졌는지 알 수 있었다.
아쉬운 건 중반부의 전개가 다소 매끄럽지 않다는 평이 나온다. 유성아와 전영하의 교통사고 처리 과정 등을 두고 사건마다 너무 생략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이때문에 상대적으로 '불친절 하다'는 꼬리표가 달린다.
허나 스릴러 특성상 모든 걸 설명하면 재미가 반감이 되는 건 당연할 터. 이를 감안하면 좋은 작품이다. 주말 넷플릭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를 완주하는 건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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