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17. 23:16ㆍ영화산책/아쉽지만, 그래도 함께한 영화
내게 있어 공포와 멜로 장르는 친숙하지 않다. 그래서 인지 그동안 올린 영화 리뷰도 이 두 장르 만큼은 유독 적다. 하지만 이유는 다르다. 피가 난무하는 공포는 의도적으로 기피하지만, 멜로는 유독 기회가 없었을 뿐이었다.
이 와중에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 공개를 앞두면서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가 내한했다.
그동안 사카구치 켄타로에 대해 전혀 모르다가 배우에 대해 알아야둬야 하는 부분이 있어 촬영한 작품을 둘러보게 됐다. 영화 너와 100번째 사랑(The 100th love with you)이 그 중 하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묘했다. 영화 이야기에 감동받은 것도, 츠키카와 쇼 감독의 연출력에 놀란 것도 아니었다. 오롯이 배우 한 사람만 기억이 났다. 사카구치 켄타로다.
영화 너와 100번째 사랑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아는 '하세가와 리쿠(사카구치 켄타로)'가 첫사랑 '아오이(미와)'의 운명을 바꾸려는 이야기를 그린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아는 리쿠는 '츤데레'를 자청하며 아오이를 지키기 위해 나선다.
솔직히 시간을 되돌리는 소재는 리차드 커티스 감독의 영화 어바웃타임(About Time), 길 정거 감독의 이프 온니(If Only) 등 숱한 작품에서도 나왔기에 참신하게 다가오지 않은 것도 사실.
여기에 일본 특유의 멜로 학원물로 이야기가 전개되나보니 연출력 또한 딱히 인상깊게 다가오지 않았다.
하지만 사카구치 켄타로만은 좀 달랐던 거 같다. 아오이를 지키겠다는 리쿠 역에 그대로 녹아들면서 본인만의 연기를 펼친다. 동시에 환한 웃음을 선사한 사카구치 켄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국내에도 비슷한 영화가 있다. 윤종빈 감독의 영화 군도다. 당시 배우 강동원과 하정우가 함께 캐스팅돼 일찌감치 주목을 받기도 한 작품은 막상 뚜껑을 열자 강동원에 의한 강동원을 위한 작품으로 남고야 말았다.
영화 너와 100번째 사랑도 마찬가지. 하지만 사카구치 켄타로의 팬이라면 안 볼 수 없는 영화기도 한. 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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