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A Quiet Place, 2018), 침묵의 서사시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A Quiet Place, 2018)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참신하다. 살고 싶으면 소리를 내지 말라니. 소리를 내면 누군가로부터 습격을 받는 이 극한의 설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숨소리까지 신경 쓰게 만들며 몰입에 몰입을 더한다.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속 애보트 가족은 바닥에 모래까지 부어가며 소리를 지우며 살아가는 생존자다. 이들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공격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수화로 의사소통을 이어간다. 생존을 위해 기꺼이 '침묵'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폭포 속에서 울려 퍼지는 아버지와 아들의 외침은 공포로부터 벗어난 일종의 '탈출구'를 연상케 한다. 이들의 몸부림은 흡사 억압되어 있던 수감자의 석방을 떠올리게 한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노부부의 죽음은..
2020.10.25